니멀 라이프를 지향하면서부터 하나의 스마트폰으로 두 개의 번호를 사용하는 듀얼 유심은 제게 꼭 필요한 기능이었습니다. 여러 기기를 알아보다가 마침 정식 발매된 샤오미 14T가 눈에 들어왔고, 큰 고민 없이 구매까지 이어졌습니다.
국내 스마트폰도 eSIM+USIM 듀얼심도 가능하지만 기기 변경이 번거로워서 USIM+USIM 듀얼 유심 제품을 찾아봤습니다.
특히 라이카와 협업 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죠. 하지만 기대와 달리 딱 1주일 사용해보고 지금은 다른 분에게 보낸 상태입니다. 혹시 이 제품을 메인 폰으로 진지하게 고민하고 계신다면, 제가 왜 방출했는지 그 이유를 꼭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라이카 감성, 사진과 충전 속도는 만족
먼저 칭찬부터 해야겠습니다. 라이카의 이름값은 충분히 합니다. 특별한 설정 없이도 찍기만 하면 특유의 깊은 색감과 분위기 있는 결과물을 보여주더군요. 사진 퀄리티 하나만 놓고 보면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AP 성능은 최신 플래그십 모델과 비교하면 살짝 아쉽지만,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서는 부족함 없는 중급기 수준입니다. 여기에 65W 고속 충전은 바쁜 아침에 정말 유용했습니다. 장점은 분명히 있는 폰입니다.
하지만 메인폰으로 쓰지 못할 결정적 단점들
장점에도 불구하고 제가 결국 이 폰을 포기한 이유는 업무상 메인폰으로 사용하기에는 너무나 치명적인 단점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첫째, 업무 효율을 떨어뜨리는 문자 앱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오랫동안 삼성 갤럭시를 사용해온 사용자라면 아마 저와 같은 불편함을 느끼실 겁니다. 샤오미의 기본 문자 앱은 수신된 문자의 첫 줄이 조금만 길어져도 바로 뒷부분을 말줄임표(...)로 생략해 버립니다.
업무상 중요한 안내나 인증번호가 포함된 [웹발신] 문자를 많이 받는데, 내용을 확인하려면 매번 문자를 일일이 눌러서 들어가야 했습니다. 삼성 문자 앱처럼 목록에서 첫 줄 내용 대부분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것에 익숙하다 보니, 이런 사소한 차이가 업무 효율을 크게 떨어뜨렸습니다. 이는 비단 샤오미만의 문제라기보다 해외 자급제폰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아쉬움이었습니다.
둘째, 오지 않는 인증 문자
업무용 협업 툴인 네이버 웍스에 가입하려고 하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인증 문자가 오지 않았습니다. 스팸 차단 설정을 모두 해제하고 스팸 문자함을 몇 번이나 확인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결국 사용하던 갤럭시폰에 유심을 다시 끼우고 나서야 인증 문자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중요한 금융 거래나 본인 인증이 필요한 순간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정말 아찔했을 겁니다.
셋째, 원치 않는 광고와 앱
샤오미 기기의 고질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일부 기본 앱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광고를 비활성화하는 과정이 꽤 번거로웠습니다. 또한 사용하지 않는 기본 앱들을 삭제하거나 숨기는 것조차 불가능해서, 깔끔한 화면을 유지하고 싶은 제게는 상당한 스트레스였습니다.
결론 : 좋은 서브폰, 아쉬운 메인폰
정리하자면 샤오미 14T는 라이카 감성의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매력적인 기기입니다. 하지만 한국 사용 환경, 특히 업무용으로 쓰기에는 문자 수신이나 앱 사용성 측면에서 신뢰도를 주지 못했습니다.
저처럼 업무와 일상의 경계에서 듀얼 유심을 활용할 메인폰을 찾는 분께는 추천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뛰어난 카메라를 활용할 사진 촬영용 서브폰을 찾는다면 충분히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지역 설정을 홍콩으로 변경하면 통화 녹음 기능이 활성화되고 카메라 촬영음도 무음으로 만들 수 있으니, 서브폰으로 활용하실 분들은 이 팁을 이용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https://www.dut.kr/buylog/641/xiaomi-14t-review